*표시는 주석입니다.
미사사적 탐구를 통해 드러나는 18세기 조선 사회의 내면 : 유만주의 <흠영>을 바탕으로
-들어가는 말
본 탐구는 유만주의 <흠영>을 바탕으로 미시사적 방법을 통해 18세기 조선 사회 모습을 알아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유만주는 조선 후기 문인으로서, 그가 남긴 1775년(영조 51)부터 1787년(정조 11)까지 13년 동안의 일기가 바로 <흠영>이다. 해당 책의 보다 구체적인 소개는 본론에 실어 둔다. <흠영>을 이용하는 까닭은, 기록이 꾸준하며 저자의 내면이 솔직하게 표현되어 있고 당대의 사회상 또한 잘 언급되어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1차 사료를 직접 다루기 어려운 점을 고려하여 기존 연구자에 의해 편찬된 버전이 있는 이 자료를 선택하였다. 또한 <흠영>이 쓰인 18세기는 비록 개화기만큼은 아니더라도 조선 사회가 전반적인 변화를 맞이할 시기이다. 따라서 다른 시기의 자료보다 사회의 변화에 대한 지식인층의 인식을 엿보기에 좋을 것이다.
<흠영>에 대한 탐구는 기존에 알고 있던 조선 후기 사회의 모습을 단순한 사실 나열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당대 사람의 인식에 다가가는 기회로 삼을 것이며, 이를 통해 과거 사회의 모습을 과거 인물의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을 테다.
연구 방법으로는, 유만주가 쓴 <흠영>에 대한 김하라의 편역본을 읽고 당시 조선 사회의 변화가 그의 일기 속에서는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파악할 것이다. 편역본을 참고한 부분은 따로 각주 없이, 내주로만 표기할 것이다. 편역을 맡은 김하라의 다수의 선행연구와 더불어특정 주제에 집중하고자 <흠영>을 활용한 기타 논문을 참조하기로 한다.
우리가 알고 있던 18세기 조선 사회에 대한 역사적 지식이, <흠영>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드러나고 있는지 살펴본다. 즉, 18세기 조선 사회에서 기존에 밝혀지지 않았던 ‘사실을 알아내려는 것’이 아닌, 당시 사회의 변화에 대해 ‘새로운 관점’으로 탐구하는 것이 본 탐구의 목표이다. 조선의 사회 변화로는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룰 것이다. 알려진 조선 후기의 변화들이 <흠영>에서도 그려질 경우, 어떤 방식으로 다뤄지고 있는지를 살펴보기로 한다. 변화한 사회 모습을 어떤 논조로 언급하고 있는지, 그에 대한 당대인들의 가치관 및 문제의식은 무엇인지를 알아볼 것이다.
또 결과적으로는 이렇듯 개인의 기록에 의존하는 미시사적인 연구가 기존의 거시사적 연구와 비교해서 어떻게 다른지를 밝힐 것이다. 미시사적 연구만의 시각 등 장점 위주로 서술하되, 탐구 중 거시사적 방법보다 미진한 부분을 발견할 경우 이 역시 언급하기로 한다.
- 유만주의 <흠영> 소개
유만주는 1755년에 태어나 서울에서 살다가 34살이 된 1788년에 죽었다. 여러 차례 과거에 응시했으나 성과는 없었고, 그와 교유한 인물들도 이후의 글에 그를 거의 언급하지 않을 만큼 희미한 존재감을 지녔다. 유만주는 스무 살의 겨울부터 일기를 쓰기 시작해 24권의 결과물을 남겼는데, 그가 죽고 난 후 남은 일기를 유만주의 아버지 유한준이 편찬한 것이 <흠영>이다. 유한준은 유만주를 고요한 성격으로 그리며, 속물적인 당대 양반들을 혐오하고 자신을 바로잡으며 살려고 노력한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1) 이러한 유만주의 성격은 <흠영>에도 드러나, 당시 사회 현실에 대한 비관적 세계 인식과 자기 삶의 가치에 대한 무력함이 담겨있다. 김하라는 <흠영>선집을 작성할 때 각 소제목에 맞는 화제의 일기를 수록한 뒤, 단원 끝부분마다 관련 시대상을 간략하게 설명하며 유만주의 말을 풀이하는 방식으로 서술했다. 따라서 시간의 흐름보다는 주제의 관련성이 크게 드러난다.
유만주는 일반적인 사대부와는 여러 다른 관점을 지니고 있었다. 당시 만연한 속물성을 경계하고, 과거제 및 직업 세습의 개혁 필요성을 인식했으며, 문학관의 측면에서도 독특한 가치관을 지녔고 그 때문인지 주변인과 활발히 교류하지 못하다가 이른 나이에 죽었다. 따라서 <흠영>을 탐구할 때는 유만주의 특성을 기억하며 당대 사회를 읽어내야 할 것이다.
주)
1) 김하라, 「유만주 <흠영>연구」,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학위논문, 2011, 3면.
참고문헌
유만주, 「일기를 쓰다 : 흠영 선집」1‧2권, 김하라 편역, 돌베개, 2015
그냥 가볍게 쓴 글입니다. 조금 어거지로 이어가는 부분들도 있어서 올릴지 말지 고민했는데...
그래도 뭐
'내 블로그에 올리는데 누가 뭐라할쏘냐!' 싶어서
올려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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